옛 조치원 왕성극장 잇는 ‘시네마다방’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성황리에 운영됐던 조치원읍 ‘왕성극장’은 여전히 주민들의 기억 속에 지역문화의 중심지로 남아있다. 화려했던 왕성극장은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지역의 영화 문화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청년·주민 참여로 지역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세종시 유일의 독립·예술영화관 ‘시네마다방’을 소개한다.
‘왕성극장’의 뒤 이어 문화적 다양성 이끌다
집집마다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전, 극장은 지역문화를 선도하는 중심지였다. 조치원읍에서는 왕성극장과 중앙극장이 그 역할을 했다. 첫 극장은 조치원역과 인접한 조치원읍 교리에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을 대상으로 문을 연 ‘연좌극장’이었다. 광복 이후 그 자리에 왕성극장이 세워졌고, 몇 년 뒤에는 원리에 중앙극장도 문을 열었다. 1970~1980년대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성행했던 두 극장은 2000년대 초 대중문화의 발전과 도시화의 영향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극장들이 문을 닫은 후 문화적 침체기를 겪은 조치원읍에 다시 문화적 활력을 불어놓으려는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세종시 조치원로 59에 문을 연 ‘시네마다방’이 그 주인공이다. 시네마다방은 독립·예술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자, 지역 청년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영화 문화 플랫폼이다. 세종시 내에서는 유일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라는 점에서 지역 청년, 주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경험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회복시키는 ‘대안적 상영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년 창작활동 지원하며 지역 영화 생태계 구축
시네마다방은 지역 청년들이 영화 제작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창작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다. 기획‧촬영‧편집 등 영화 제작의 모든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해 청년들의 창작 역량을 키워주고 있는 것. 지난해 9월에는 세종시 유일의 독립영화제인 ‘2025 조치원 필름 로맨스’를 개최하면서 청년들이 포스터 디자인, 홍보 영상 제작, 예고편 구성 등 영화제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시네마다방을 중심으로 한 청년들의 활동이 확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영화 인력’도 형성되고 있다. 세종시에서 영화 촬영이 이루어질 때마다 청년들이 배우나 스태프로 참여하며 서로의 영화를 위해 힘을 보태면서 자연스러운 창작 네트워크가 구축됐다.
시네마다방을 이끄는 시혜지 대표는 “큰 스크린에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영화를 보는 경험은 청년들에게 있을 수 없는 성장의 순간이 되고, 더 큰 창작 동기를 부여해준다”며 “지역에서 영화를 배우는 청년들이 이 같은 경험을 폭넓게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 참여로 영화 문화 거점 공간 발돋움
시네마다방은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의 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야외 상영회, 지역 영화제,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민과 주민, 세대와 세대를 문화적으로 잇는다. 특히 과거 왕성극장을 기억하는 주민들이 오히려 독립‧예술영화를 반기면서 지역 내 문화적 다양성을 회복하고 영화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거점 공간으로의 가능성도 발견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과 긍정적인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열린 ‘2025 마을공동체 성과 공유회’에서 시민투표단의 높은 지지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시네마다방은 앞으로도 ▲청년 창작자 지원 확대 ▲독립·예술영화 상영 강화 ▲주민 참여형 영화 행사 운영 ▲지역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조치원을 넘어 세종시 전반의 문화적 다양성을 넓히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시혜지 대표는 “지역에서 만든 영화가 지역에서 상영되고, 주민이 그 과정에 참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지역 영화 문화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며, “사라진 왕성극장의 정신을 잇는 시네마다방이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영화로 잇는 중요한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네마다방
주소 :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조치원로 59 2층
전화번호 : 070-8865-9008
운영시간 : 16:30~21:00(월요일, 화요일 정기휴무)